왜 수소차를 택했나
전기차와 비교할 때 수소차의 장점은 전기를 만들면서 달리기 때문에 장시간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고, 역시 전기를 만들면서 달리기 때문에 무거운 배터리를 싣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 입니다. 사실 버스나 트럭은 먼 거리를 달려야 하는 경우는 전기차로는 어렵습니다. 먼 거리를 달리려면 중간에 충전을 하긴 어려우니 대용량 무거운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는데 그럼 더 무거워지고 승객이나 짐을 많이 실으면 또 더 무거워져서 전기 소모가 많습니다. 즉 긴 거리를 달리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수소차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쉽지만 제조비용이 높은 게 단점입니다. 특히 그동안 수소차의 촉매로 사용해야 했던 백금의 가격이 부담스러웠는데 요즘엔 백금 가격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백금 수요의 40%를 차지하던 경유차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경유차에 쓰이던 백금 수요도 크게 줄었습니다). 지금은 백금이 수소차 대당 30그램 정도 필요한데 앞으로는 3~4그램이면 가능하도록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앞으로 차량의 소유 방식이 개별 보유에서 공유로 바뀌게 되면 자동차들이 24시간 돌아다니며 필요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텐데 충전시간이 짧은 수소차는 훨씬 효율적이라는 설명입니다.
한동안 죽은 기술로 간주되던 수소차 기술이 왜 갑자기 각광받고 대통령까지 홍보와 지원에 나서고 있느냐는 의문에 대한 답입니다. 전기차의 한계와 수소차 기술의 발전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특히 자동차와 공유경제의 결합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앞서 말씀드린 대로 충전이 간단한 수소차의 경쟁력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게 포인트 입니다.
반론과 재반론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요점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동차는 수출 상품이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이 전기차로 방향을 잡았다. 그쪽에서 인프라가 깔리겠나. 수소차 수출할 수 있겠나. / 수소차가 효율적인 것으로 판단되면 미국, 유럽도 정책을 바꿀 것이다.
2.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수소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비용도 훨씬 비싸다. 우리야 나라에서 수소차를 밀어주니 어떻게든 인프라가 만들어지겠지만, 해외에서도 가능하겠나. / 충전소 비용은 기술 개발과 규모의 경제로 극복 가능하다.
3. 수소는 천연가스나 물을 분해해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 / 수소는 부생수소(석유화학 등 다른 공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된 수소)로도 만들 수 있다.
많은 것을 건 ‘베팅’
물론 재반론을 또 반론하는 논리도 있고, 논쟁은 끝이 없습니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넘어가겠습니다.
여하튼 한국은 수소차에 ‘베팅’하기로 결정한 것 입니다. 2022년까지 수소차 8.1만 대를 보급할 계획입니다.(전기차는 43만 대) 지난 6월에 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한 2022년의 수소차 보급대수 계획은 1.5만 대였지만, 불과 6개월만에 그 5배가 넘는 숫자로 상향 조정된 것입니다.
지금은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수소차 개발에 열심이지만 미국과 유럽 업체들은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수소차에 대한 베팅이 성공할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일자리 파급효과가 대단히 커서 자동차 제조 라인이 있느냐 없느냐가 그 나라의 일자리 구조를 꽤 많이 좌우합니다.
가독성 좋은 좋은 글이라 옮겨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738F425C41CCFC02)